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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천문학

그리스의 천문학

by 녹스연구소장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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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그리스 시대의 천문학이다.

 

그리스의 밤하늘

 

  고대 그리스인은 항해와 농경을 위해 천문 관측을 대단히 중요시했다. 탈레스(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자연철학의 시조로 불림)는 기원전 585년 5월 28일의 일식을 예측했는데 아마도 일식이 233삭망월을 주기로 반복해서 발생한다는 바빌로니아인의 지식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동지에서 하지까지 태양의 운행이 불규칙하다고 밝혔고, 항해에 더 많은 도움을 주는 작은곰자리도 발견했다. 하지만 천문 관측에만 몰두했던 탈레스는 하늘만 바라보고 걷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우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의 하녀는 그가 하늘에서 벌어지는 일만 알지 발 앞의 일은 모른다고 웃었다. 반면 추기 이오니아(오늘날 터키의 아나톨리아 서부 해안 중부 지역)의 현인들은 천문 현상과 자리를 직접 관찰했지만 대부분 추측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가령 지구는 물 위나 공기 중에 떠 있는 납작하고 평평한 판 모양이며, 태양과 달, 별은 모두 가장자리에서 불을 내뿜는 큰 수레바퀴라고 생각했다. 

  피타고라스학파 철학자들은 지구가 둥글다고 여긴 최초의 학자들이다. 비록 그들의 증명이 기록으로 남아있지는 않지만, 훗날 아리스토텔레스는 '월식 때 달이 비친 지구의 그림자는 항상 원형이다.'라고 밝혔는데 이는 피타고라스학파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였다. '지구 구형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할 때, 북쪽에서 보는 별과 남쪽에서 보는 별은 서로 다르며 이는 지구가 그다지 크지 않은 구임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그 후 고대에서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누구나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스인은 지구가 둥글다고 생각했을 뿐 아니라, 여러 강력한 증거를 발견하여 지구는 우주의 중심에 있고 우주는 거대한 구형 껍질 안에 갇혀 있으며 이 구형의 껍질에서 항상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인간은 왜 하늘의 반쪽밖에는 볼 수 없을까? 이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사는 곳은 정교하지도, 영구하지도 않은 반면 천구는 점과 원형 광선, 완벽한 기하학으로 이루어져 있고 영원불멸이며, 이처럼 지구와 하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플라톤은 행성의 운동 또한 기타 천체와 똑같은 법칙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즉, 항성의 운동이 등속 원운동이라면 행성의 운동 역시 본질적으로 이와 비슷해야 한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우리가 바라보는 행성의 운행은 등속 운동과 원운동이 합쳐진 결과라는 것이다. 플라톤과 동시대를 살았던 에우독소스는 플라톤의 설명을 토대로 그가 도전했던 문제를 해결할 몇 가지 방법을 고안했다. 이 방법에 따르면, 다섯 행성의 각 천구 모형에서 바깥쪽 두 천구층의 운행은 이보다 더 바깥쪽에 위치한 제3의 천구에 이끌리며, 이 제3천구의 운동속도는 이 행성이 황도(즉, 태양이 1년 주기로 이동하는 궤도) 위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할 때의 평균속도이다. 또한 이 제3천구의 제동은 가장 바깥층에 위치한 제4천구에 영향을 받는다. 가장 바깥층에 위치한 이 제4천구는 행성이 지구 주위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회전하는 겉보기운동을 설명해 준다. 제3, 제4천구는 행성의 기본적 운동을 만들어내고, 안쪽에 위치한 두 개의 천구는 행성이 때때로 역행(지구 바깥 궤도를 도는 외행성은 순행, 멈춤, 역행 운동을 하는데, 그 이유는 지구와 외행성의 공전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기도 하는 현상을 적어도 정성적으로 설명해 준다.

  아리스타쿠스(B.C. 315~230)는 오늘날 터키의 해안에서 가까운 사모스섬에서 태어났다. 당시에 이미 지구의 운동에 관해 많은 주장이 제기되었다. 예를 들어 기원전 5세기경 이탈리아 남부에 살았던 필롤라오(B.C. 5세기)는 피타고라스학파에 속한 철학자로, 지구는 '반지구(중심의 불덩어리 반대편에서 지구와 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행성)' 및 태양, 달, 다섯 행성과 함께 우주의 중심인 '중심불' 주위를 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헤라클레이토스(B.C. 530?~470)는 여전히 지구가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한다고 믿었다.

  반대로 아리스타쿠스는 이와 전혀 다른 견해를 펼쳤다. 즉, 지구는 태양의 궤도를 다라 돈다고 주장한 것이다. 아르키메데스는 자신의 책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그는 태양과 항성은 고정되어 있고,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도는 원 궤도 위를 운행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때 지구는 이 궤도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아리스타쿠스는 자신이 남긴 단 한 권의 책에서 달과 태양 사이의 상대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밝히고 있다. 달이 정확히 반원이 되었을 때, 달과 지구와 태양이 이루는 삼각형은 직각삼각형이다. 만약 이때 달-지구-태양의 끼인각의 값을 측정할 수 있다면, 위의 삼각형의 모양을 알 수 있으므로 어떤 두 변의 비율도 모두 알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상현달 또는 하현달일 때를 정확하게 측정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정확한 직각과 달-지구-태양의 끼인 각의 미세한 차이를 측정하는 것도 상당히 까다롭다. 그러므로 그가 계산한 값과 실제 값 사이의 오차는 굉장히 컸다. 하지만 그의 구상은 자신이 살았던 시대를 훨씬 앞섰으며, 이처럼 순수 수학을 이용하는 계산 방식은 오랜 세월이 흘러 뉴턴 시대에 이르러서야 천문학계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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